도요타 “프리우스 브레이크 설계 결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제동 반응 더딘 문제점 발견” 뒤늦게 시인
美공식조사 착수… 주가 10개월만에 최저치

도요타자동차는 4일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의 브레이크(ABS·자동제어시스템)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공식 시인했다. 이에 따라 이미 판매된 프리우스 차량의 대량 리콜(제품 회수 및 무상수리)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교통안전국은 이날 프리우스 2010년 모델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또 이미 가속페달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사태로 체면을 구긴 도요타는 기업의 상징인 첨단기술력에 또다시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됐다.

도요타 품질관리 책임자인 요코야마 히로유키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리우스의 브레이크가 ‘다소 더디게 반응하는 문제점(slight unresponsiveness)’을 발견했다”면서 “하지만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 현상은 프리우스에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2개 시스템이 있기 때문인데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유압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순간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진다는 게 도요타 측의 설명이다.

다케우치 리리코 도요타 대변인은 “브레이크 설계를 이미 수정했기 때문에 지난달 말부터 판매된 차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요타는 최근까지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만 밝혀 문제를 알면서도 숨긴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히로유키 씨는 이어 “도요타는 지난달 말 이전에 판매한 차량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요타 주가는 4일 3.53% 떨어진 3,280엔을 기록했다. 10개월 만에 최저치이고 지난 2주간 20% 가까이 폭락했다. 도요타는 3월 말까지 리콜에 따른 손실을 최대 1800억 엔(약 2조3000억 원) 정도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이날 지난해 3분기(10∼12월)에 예상보다 웃도는 1532억엔의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지만 최근의 대량 리콜 사태와 프리우스 결함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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