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동안 수출을 2배 늘리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주요 장관이 참여하는 수출주도 내각을 발족해 대통령이 직접 수출 상황을 챙기고 미국 기업의 수출을 가로막는 나라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집행을 통해 무역장벽을 허물겠다는 것이다. 특히 미 중소기업의 수출을 늘리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5년 내에 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이 국내 실업 타개 방안으로 수출에 다걸기(올인)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의 대외 시장개방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주도의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
게리 로크 미 상무부 장관은 4일(현지 시간) 워싱턴 주재 기자 모임인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간담회를 갖고 수출확대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국가수출계획(NEI)으로 명명된 이 수출확대 계획은 대통령이 주도하고 내각이 가세한다. 로크 장관은 “수출확대 계획은 미국의 국제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경쟁국들이 그동안 누리던 숨겨진 혜택을 발견해 이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촉진 내각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 로크 장관, 톰 빌색 농무부 장관,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여하며 중소기업협회와 수출입은행의 기관장도 포함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제경제 고문을 맡았던 대니얼 프라이스 씨는 “무역에 대해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던 오바마 행정부 사람들이 무역자유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장관은 앞으로 6개월 내에 미국 수출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커크 대표는 “미국 수출을 가로막는 외국의 무역장벽을 허물 것이며 미국 제품의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소 수출업체 지원 확대
정부는 중소 수출업체들에 무역금융을 늘리고 외국 바이어를 연결하며 미 농산품에 대한 수출도 활로를 열어주기로 했다. 민간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기 어려운 중소 수출업체에 수출입은행이 나서 무역금융을 50% 늘리기로 했다. 현재 40억 달러의 무역금융 규모는 연내 60억 달러로 늘어난다. 상무부 산하의 국제무역위원회(ITA) 2011 회계연도 예산도 20% 늘렸다. 이를 통해 328명의 무역전문가가 미국 수출업체를 지원하고 중소수출업체의 수출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미국의 경쟁력이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인 환경, 재생에너지, 헬스케어, 바이오기술 부문에서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수출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허물어 미국 기업이 공정한 무역기회를 갖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 자유무역협정(FTA) 지지 법안 제출 시기는 미정
수출드라이브 정책이 미국 내에서 200만 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무엇보다 한국과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찬성 의사만 우회적으로 내비칠 뿐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로크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등 3개국과의 FTA 진전에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다만 FTA 비준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으며 자동차 부문에서 문제가 풀리면 이른 시일 안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 내 일자리가 20만 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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