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등거리 외교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 것을 두고 미중 양국이 격렬하게 충돌했지만 어느 쪽도 정작 무기 구매 당사자인 대만엔 말을 아끼고 있다. 이는 대만 마잉주(馬英九) 정권이 추구하는 등거리 외교의 성과라고 홍콩 야저우(亞洲)주간이 최신호에서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이 방어용 무기를 대만에 팔기로 한 이래 연일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對)대만 정책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양안(兩岸) 대치 이래 최고위급 인사인 한정(韓正) 상하이(上海) 시장의 4월 대만 방문계획도, 양안 간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협상도 예정대로 순항 중이다. 지난해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대만 방문 때도 중국은 이례적으로 마 정부를 비난하지 않는 등 배려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도 대만에 우호적이다. 대만에 무기 판매를 허가하기 한 달가량 전 대만 의회는 광우병 우려 등을 들어 미국산 쇠고기 일부에 대해 수입금지를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양국 간 무역마찰을 예상했다. 하지만 심기가 불편한 상태이고 중국의 격한 반발이 예상되는 데도 미국은 대만의 요구에 따라 무기 판매를 허가했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으로 F16 C/D 전투기 등 공격용 무기가 대만의 군사력 강화에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왔다는 것. 미국이 이번에 대만에 판매하는 무기 목록에는 전투기 등 공격용 무기는 없다.
과거 리덩후이(李登輝),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때는 해군력과 공군력 강화에 주력했고 중국의 강렬한 반발을 불러와 미국의 대대만 정책의 입지를 줄였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한 예로 리 총통은 미국, 일본과의 준(準)군사동맹, 전투기 대량 구매를 추진하다 자국 내의 예산문제와 중국의 반발을 사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천 총통 때도 미국 일변도 정책으로 초기에는 미국과 매우 가까웠으나 미국이 2001년 9·11테러 이후 중국과의 대테러 협력을 강화하면서 미중 양쪽 모두에 ‘왕따’를 당했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마 정부가 양안 평화를 최우선 외교정책으로 삼고 대미, 대일 외교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3자 모두로부터 좋은 관계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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