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이 연립여당인 사민당을 제외하고도 참의원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자민당을 탈당한 다무라 고타로(田村耕太郞) 참의원 의원이 8일 민주당 입당을 결정함으로써 민주당과 국민신당 등으로 구성된 원내교섭단체 성격의 통일회파는 121석이 됐다. 참의원 정원은 242석이지만 의장은 일반적으로 의결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과반을 확보한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8·30 총선에서 중의원 과반을 차지한 데 이어 참의원마저 자력으로 장악하게 됐다.
다무라 의원의 민주당 입당은 사민당의 힘을 빼기 위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의 작품이다. 사민당은 중의원 7석, 참의원 5석의 군소정당이면서 ‘참의원 캐스팅보트’를 무기로 연립정권 내에서 민주당을 흔들어왔다.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에서는 ‘연립 이탈’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고, 최근 오자와 정치자금 사건에서는 야당과 비슷한 목소리로 오자와 간사장을 추궁했다. 오자와에겐 사민당이 눈엣가시였던 셈이다.
오자와 간사장의 ‘힘’은 미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본을 방문한 커트 캠벨 국무부 차관보를 통해 후텐마 결정의 데드라인 직전인 올해 5월 초를 전후해 미국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캠벨 차관보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교섭 상대는 일본 정부이지만 오자와 간사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며 “그가 미국을 방문하면 큰 경의로 맞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오자와를 통해 현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오자와는 기본적으로 방미를 수락하면서도 두 가지 전제조건을 내걸며 튕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충분히 만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것과 정책적 논의는 정부와 하라는 것. 위상은 과시하면서도 골치 아픈 현안은 정부로 미루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600여 명의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오자와 간사장이 방미단을 어느 정도로 꾸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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