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2위 경제대국’ 간신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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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작년까지 38년째 유지… 명목GDP 中에 2000억달러 앞서

일본이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9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해 명목GDP가 5조1000억 달러로 미국(약 14조3000억 달러)에 이어 38년째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지켰다. 일본의 분기별 경제성장률도 3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 경기 이중침체의 위기를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지난해 실질 GDP성장률은 ―5.0%로 2008년(―1.2%)에 이어 2년 연속 악화되면서 전후 최악의 감소율인 1998년(―2.0%) 기록을 갈아치웠다. 명목GDP는 474조9240억 엔으로 경제규모가 1991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명목GDP를 달러로 환산하면 5조1000억 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를 고수했다. 일본은 1972년 독일(당시 서독)을 제치고 경제 대국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경제 2위국에 오를 것으로 점쳐졌던 중국은 4조9000억 달러(명목GDP)에 그쳐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0%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 1% 내외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안에 2, 3위의 역전이 확실시된다.

한편 일본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질 경제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1.1% 증가해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2008년 가을에 터진 세계 금융위기로 침체일로였던 일본 경제가 지난해 4월 이후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직전 분기 대비 0.7% 증가하고 수출도 5.0% 증가해 각각 3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분기별 성장세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4분기의 두드러진 성장세가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구입보조금 등 재정정책에 힘입은 것이어서 경제대책 효과가 점점 옅어지는 올해부터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5%대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지난해 샐러리맨 월급총액이 전년 대비 10조 엔 이상 감소해 구매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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