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갈등 골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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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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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빅2’ 파트너인 중국에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중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의 백악관 면담을 공식 발표한 데 이어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노골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 법무부는 지적재산권 태스크포스팀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지적재산권 훔쳐가는 나라 있다”
美, 中 직접 겨냥 비난… 법무부 TF팀 발족 가속

오바마 대통령의 수출 확대를 통한 일자리 200만 개 창출 플랜이 지적재산권 영역으로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민주당 의원들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중국의 미국 지적재산권 침해행위를 강도 높게 비난한 데 이어 미 법무부는 지적재산권 TF팀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미국이 많은 연구를 통해 축적한 지적재산권을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훔쳐 가는 나라가 있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초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주재로 에릭 홀더 법무장관과 법무부 당국자 및 영화 음악 출판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회의를 가진 후 지적재산권 TF팀 설립을 추진해왔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업계 대표는 댄 글리크먼 미 영화협회장을 비롯해 미 레코드산업연합회,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 워너브러더스, 빈콤, NBC유니버설, 워너뮤직, 비방디유니버설뮤직, 월트디즈니사 대표가 참석했다.

이처럼 법무부가 지적재산권 문제를 다룰 TF팀 설립을 주도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지적재산권 보호조치 마련 지시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가 갈수록 기승을 부려 미국이 땀 흘려 축적한 지적재산권을 아무 대가도 없이 침해해 미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적판 CD의 온상인 중국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음악은 불법 다운로드되고 있는 형편이다. 미 업계에서는 해적판 DVD와 CD를 만드는 중국 공장을 폐쇄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위안화절상, 中에 이익 깨달아야”
오바마 고강도 압박… 中 “위기 끝나자 배신” 비난

위안화 평가절상을 둘러싼 미국 중국 간 대립도 격화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내년까지 내 목표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임을 인식시키는 것”이라며 “중국경제는 이미 너무 과열돼 거품이 끼어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똑같이 달러 대비 자국 화폐가치를 저평가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 및 환율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는 지난해 금융위기 과정에서 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가볍게 언급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았던 것에 비해 뚜렷이 대비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이 지난해 4분기부터 경제가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이니까 100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 하는 금융위기의 원인을 중국의 저축이나 대중 무역적자 탓으로 돌리며 ‘세계경제의 재균형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는 금융위기가 심각했을 때는 중국의 도움을 구하다 위기가 지나자 돌변한 것으로 ‘강을 건넌 뒤 다리를 부수는 격(과하탁교·過河탁橋·배은망덕하다는 뜻)’”이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미국이 위안화 절상은 중국을 위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중국에 적정한 달러당 위안화 환율 수준은 중국이 더 잘 안다”며 “실제로는 1월 연설에서 내세운 ‘미국 수출 5년 내 2배 증대’를 위한 것이 진짜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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