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마마두 탄자 대통령(71·사진)에게 반기를 든 군부세력이 18일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헌정 중단을 선언했다. 쿠데타군은 또 모든 국경검문소를 한때 폐쇄하는 한편 야간통행금지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9일 오후 계엄령은 해제했다.
장갑차를 앞세운 쿠데타군은 이날 정부군과 치열한 총격전 끝에 수도 니아메에 있는 대통령궁을 장악했으며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던 탄자 대통령과 장관들을 현장에서 체포해 수도 인근 군부대에 감금했다고 19일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 시간 동안 간헐적으로 이어진 교전으로 수도 전역에서 큰 폭발음과 총성이 들렸으며 대통령궁 내부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교전 중 사망한 군인 시신 3구가 병원으로 옮겨졌기도 했다.
쿠데타군 대변인인 쿠코예 압둘카림 대령은 국영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앞으로 ‘민주회복 최고회의(CSRD)’가 니제르를 통치한다”며 “헌정은 중단됐으며 이에 따라 모든 국가기관이 해산됐다”고 선언했다. 니제르 국민과 국제사회에는 “거짓과 부패는 이제 끝났다”며 니제르를 민주주의의 모범국가로 만들려는 자신들의 이상에 대해 믿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외신들은 이번 쿠데타가 탄자 대통령의 무리한 권력욕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974년 군사쿠데타에 가담해 군사정권에서 내무장관을 지낸 탄자 대통령은 1999년 5년 임기의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이어 2005년 재선에 성공했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탄자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의회와 헌법재판소를 해산시킨 뒤 국민투표를 통해 3선 제한을 없애는 개헌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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