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을 사회주의라 비판해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오바마, CEO들 대상 연설
“反기업 아닌 親미국적 개혁”

24일 오후 미국 워싱턴 시내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열린 재계 최고경영자(CEO)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초청연사로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경쟁력 있는 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설명하기 전에 할 말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0여 명의 CEO가 모인 이 자리에서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나 일부 (언론의) 칼럼에서 지적하는 것과 달리 나는 자유시장경제의 열렬한 신봉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운영하는 비즈니스가 경제성장의 엔진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며 미국의 성공은 여러분이 국제적으로 성공하는 것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그래서 나는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이 성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닌 시장주의자이며 비즈니스 프렌들리 대통령’이라는 요지의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규제를 개선하고 미래에 투자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며 그러나 “(이런 노선에 대해) 너무도 자주 ‘정부가 접수한다’느니 심지어 ‘사회주의’라는 비판이 가해진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가야만 한다”며 “나의 개혁은 반(反)기업이 아니라 친(親)미국 성향의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출 증대와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국과의 무역협정을 진전시켜야 하지만 불공정한 무역관행은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모든 무역협정을 무조건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경쟁자들은 공정해야 하며 불공정 무역관행에 따라 많은 일자리와 시장을 우리가 양보할 수는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또 “모든 무역협정을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들이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서명하는 동안 미국이 뒷짐만 지고 있다면 우리는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를 잃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출기업의 해외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시장개방, 무역협정 체결 등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 같은 중요 파트너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주요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론 커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전 플로리다 주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소매업지도자 회의에서 “USTR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인 무역장벽 제거와 새로운 시장을 여는 일을 할 것”이라며 “목표는 무역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미해결 과제를 풀기 위한 방법을 찾아 ‘적절한 시점’에 FTA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크 대표는 “3개국과의 FTA가 시행되면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접근으로 수십억 달러의 수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자유무역 관련 최근 발언

△향후 5년간 수출을 2배로 늘리고 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이를 위해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등 주요 교역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버락 오바마 대통령, 1월 27일 국정연설)

△유럽연합(EU)이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 하고 있고 EU가 미국에 앞서 한국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오바마 대통령, 1월 29일 공화당 하원의원 연수행사)

△미 행정부는 한미 FTA의 진전을 바라고 있지만 자동차 부문에서 공정무역에 대한 우려가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론 커크 USTR 대표, 2월 19일 디트로이트 이코노미클럽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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