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0km 강풍… 佛 국가재난사태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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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100만 가구 정전 등 피해 잇따라

허리케인과 맞먹는 위력의 폭풍우가 지난달 27일과 28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서유럽 국가들을 강타해 최소한 62명이 숨졌다. 수백만 가구가 전력이 끊기는 등 피해를 봤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1일 폭풍우가 강타한 프랑스 서부 해안지방을 방문해 300만 유로(약 47억 원)를 긴급구호자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공식적으로 ‘국가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피해지역의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신시아’로 이름 붙여진 폭풍우는 이날 프랑스와 스페인 서부 해안에 상륙해 이동하면서 포르투갈에서 독일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시속 150km의 강풍이 불고 8m의 파도가 밀어닥친 프랑스 서부 비스케이 만 해안지대의 피해가 심했다. 프랑스에서의 사망자는 51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대부분은 방데와 샤랑트마리팀 지방 주민으로 갑자기 불어난 물에 익사했다.

독일에서는 흑림지대의 오토바이 운전자, 베르그하임 마을의 조깅하던 여성, 프랑크푸르트 서쪽 숲에서 길을 걷던 남성이 갑자기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스페인에서는 51세와 41세의 남성이 차를 타고가다 차가 나무에 깔리면서 숨졌고 82세 여성은 무너진 벽에 압사했다. 포르투갈에서는 10세 소년이 둑이 무너지면서 사망했다. 벨기에에서도 60대 남성이 나무에 깔려 숨졌다.

프랑스에서는 강풍으로 브르타뉴 지방에서 마시프상트랄 고지대까지 500km에 걸쳐 100만 가구 이상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지난달 28일 밤 현재 여전히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해 암흑 속에 밤을 보낸 사람이 5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EDF 측은 모든 지역에서 전력 공급이 정상화되는 데는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 등은 이날 저녁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낮 동안 활주로에 물이 차 항공기 100여 편의 이착륙이 금지됐다.

라디오 방송 ‘유럽 1’은 파리 에펠탑 상공에서 시속 175km의 바람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1999년 최고 시속 200km의 강풍이 몰아닥쳐 92명의 사망자를 낸 바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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