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서 메탄 급속 방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5일 10시 56분


북극해의 불안정한 영구동토대에서 막대한 양의 메탄가스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새어 나와 대기권에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페어뱅크스 소재 알래스카 주립대 연구진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200만㎢ 넓이의 북극해를 덮고 있는 동시베리아 북극 대륙붕 지대를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오랜 세월 영구동토대에 갇혀 있던 메탄가스가 온난화 탓에 새어 나오고 있다면서 "현재 동시베리아 북극 대륙붕 지대에서 흘러 나오는 메탄의 양은 지구 전체 바다에서 나오는 양과 견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산화탄소에 비해 30배나 강한 온실가스인 메탄 방출에 관한 종전 연구들은 시베리아 육지의 영구동토대에 집중됐지만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관심 밖에 있던 해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동시베리아 북극 대륙붕 밑에 잠겨 있는 영구동토대가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단단히 가둬놓을 것으로 생각해 왔으나 이번 연구에서 영구동토대에 구멍이 뚫려 막대한 양의 메탄가스가 대기 중에 방출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심해 해수층의 80% 이상과 표층수의 절반 이상이 정상적인 바닷물에 비해 8배나 높은 메탄 함량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륙붕에 묻힌 메탄의 아주 작은 일부라도 새어 나오면 갑작스러운 온난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바다 밑바닥의 영구동토대에는 막대한 양의 탄소가 묻혀 있는데 이것이 새어 나올 경우 대기 온도가 올라가고 기온이 높아지면 메탄이 점점 더 새어나오는 '양(陽)의 피드백'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질학 기록에 따르면 지구 대기권의 메탄 농도는 추운 기간에는 0.3~0.4ppm, 더운 기간에는 0.6~0.7ppm이었는데 현재 북극해의 메탄 농도는 1.85ppm으로 40만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연구진은 동시베리아 북극 대륙붕 지역의 메탄 농도는 이보다도 더 높아 해저 영구동토대가 이미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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