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덩샤오핑의 꿈’ 이루다… 지역총생산, 홍콩 앞질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0일 03시 00분


중국 상하이(上海)의 경제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홍콩을 제쳤다. 상하이 시가 1월 발표한 지난해 지역총생산(GRDP)은 1조4900억9300만 위안(약 253조3000억 원)으로 홍콩이 최근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1조4334억2700만 위안보다 많았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은 1988년 6월 “중국 내에도 몇 개의 홍콩이 있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 개혁개방을 더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유훈이 20여 년 만에 이뤄졌다. 2015년 이후에나 상하이가 홍콩을 앞지를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의 예측도 빗나갔다.

상하이는 2007년 항구 물동량과 증시 시가총액에서 홍콩을 추월했다. 하지만 1인당 소득은 홍콩이 2만9600달러(홍콩 통계처)로 상하이의 1만1300달러(상하이 시 통계국)보다 2.6배 높다.

푸단(復旦)대 중국경제연구중심 쑨리젠(孫立堅) 교수는 “홍콩은 대외의존도가 높아 금융위기의 타격을 받은 반면 상하이는 오히려 전년 대비 8.2%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경제상황이 나아지면 아시아의 금융중심 홍콩이 형세를 역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상하이도 금융중심으로 육성 중이고 올해 세계박람회도 열리는 등 급속 성장 중이어서 두 도시 간 경쟁은 이제부터라는 견해가 많다.

도널드 창(曾蔭權) 홍콩 행정장관은 “상하이가 홍콩을 추월한 것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 서로 발전의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정(韓正) 상하이 시장은 “상하이와 홍콩은 형제다. 아직은 상하이가 부족한 것이 많다. 홍콩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