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빨리 좀 와주세요. 그들이 총을 갖고 있어요. 엄마, 아빠를 쏠지 몰라요. 경찰을 많이, 군인들도 보내주세요.”
9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911 긴급신고센터에 다급한 7세 소년의 전화가 걸려왔다. 소년은 자신의 집에 권총을 든 강도 3명이 들이닥치자 화장실에 숨어 휴대전화로 신고를 한 것. 한 살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 채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또렷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구조를 요청했다.
갑자기 소년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리며 통화가 끊어졌다. 다행히 경찰이 급히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상황이 종료돼 있었다. 화장실 문을 부수고 들어와 전화기를 빼앗은 강도들이 소년에게 “누구에게 전화했느냐”고 추궁하다 911이라는 답변을 듣자 그 자리에서 줄행랑을 쳤기 때문이다. 모두가 무사했고, 아무것도 도둑맞지 않았다.
경찰은 “7세 소년의 용감한 행동이 아니었다면 비극적 사건이 벌어질 뻔했다”고 칭찬했다. 소년은 “평소에 엄마가 비상시 911에 신고하는 것을 가르쳐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카를로스로만 이름을 밝힌 이 소년과 가족의 진술을 바탕으로 용의자를 쫓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