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동평화협상 재개를 둘러싸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미국 등 3국 간 기(氣)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은 10일 아랍국가 연합체인 ‘아랍연맹(AU)’을 통해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 정착촌을 더 건설하기로 한다면 평화협상을 위한 어떤 교섭도 진행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측 협상대표는 “압바스 수반이 AU에 ‘미국이 다음 주 협상 교섭을 앞두고 이스라엘의 정착촌 조성 확대 결정이 취소되었다는 대답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7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이스라엘과 미국을 중재자로 한 ‘간접평화협상’을 진행하는 것을 승인한 뒤 급물살을 탔던 평화협상 무드는 이틀 뒤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 1600채의 정착촌 주택 신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급속히 냉각됐다. 중동 순방 중이던 조지프 바이든 미 부통령은 10일 팔레스타인을 방문해서 “유대인 정착촌 확대 조성 결정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에 필요한 신뢰를 해치는 행위”라며 기자회견을 통해 이례적으로 강력히 이스라엘의 태도를 비난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에 앞서 9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을 몇 시간 앞두고 이스라엘 내무부의 정착촌 확대 결정 발표를 들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1일 전했다. 소식을 들은 바이든 부통령은 백악관과 조율을 거쳐 성명을 준비했다. 이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만찬장에서 90분을 기다려야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뒤늦게 나타난 바이든 부통령에게서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이 곧 발표될 예정”이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들어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외신은 이스라엘 내무부의 발표를 네타냐후 총리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이어진 바이든 부통령의 호된 비난에 매우 당황했다고 전했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바이든 부통령에게 “(내무부의) 발표가 매우 부적절한 때에 나왔다”며 유감을 표시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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