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14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배했다. 이번 선거는 프랑스 본토 22개 지방과 해외 영토 4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받아들여지는 이번 선거에서 경제위기에 좌절한 많은 유권자가 야권의 좌파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프랑스 지방의회 선거 1차 투표 결과 사회당은 29.1%를 얻어 27.3%를 얻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을 제치고 1위 정당으로 올라서 2012년 대선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또 사회당 유럽녹색당 좌파전선(공산당+좌파당) 등 전체 좌파 정당은 53.6%를 얻어 UMP와 국민전선(FN) 등 우파권의 득표율 39.8%를 크게 앞섰다. 아직 20일 1, 2위 후보만을 대상으로 하는 결선 투표가 남아 있다. 그러나 결선 투표에서는 좌우파 후보가 한 명씩 맞붙는 경우가 많아 1차 투표의 성향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결선 투표도 좌파권의 승리로 끝날 게 확실시되고 있다.
사회당은 6년마다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2004년엔 프랑스 본토 22개 지방 중 20곳에서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좌파가 더욱 선전해 우파의 보루인 알자스에서도 사회당이 우파와 대접전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결선투표 결과가 주목된다. 우파 제2의 보루인 코르시카에서는 우파와 코르시카 민족주의 정당이 접전을 벌인다.
우파권에서는 이민과 이슬람 인구 증가에 대한 우려로 극우 성향의 FN이 약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집권 UMP의 저조한 득표로 전체 득표율은 40%에도 못 미쳤다. 좌파권에서는 69혁명의 기수 다니엘 콩방디가 이끄는 유럽녹색당이 약 12%의 득표로 FN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랑스 3위권 정당으로 부상했다.
프랑수아 바이루가 이끄는 중도파 민주운동(MoDem)과 우편배달원 올리비에 브장스노가 이끄는 극좌파는 각각 3.4%와 2.5%를 얻는 데 그쳐 몰락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선거가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결선투표까지 모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UMP 내부에서조차 사르코지 대통령이 실업을 줄이지 못한 것이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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