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 개표를 79% 진행한 결과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 진영이 개표 시작 이후 처음으로 전국 득표에서 친미 성향의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 진영에 근소한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결과는 18일 발표된다.
선두를 빼앗긴 알말리키 총리 진영은 17일 개표 과정에 광범위한 부정이 저질러졌다며 전국적인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서 선거 후유증이 우려된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이라키야’가 전국적으로 210만2981표를 얻어 209만3997표를 득표한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국가연합’을 8984표 차로 앞섰다.
그러나 의석 배분(전체 의석 325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지역별 득표에서는 법치국가연합이 이라키야보다 다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치국가연합은 전체 18개 대지역 중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7곳에서, 이라키야는 이라크에서 두 번째로 큰 지역인 니네베를 포함한 4곳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친미 성향의 시아파 정치인인 알말리키 총리 진영은 시아파 지역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에 수니파 주요 정당인 국민대화전선과 연합한 시아파 출신 알라위 전 총리 진영은 수니파 지역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AFP통신은 선관위 발표를 토대로 법치국가연합과 이라키야가 87석씩을 확보해 공동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17일 예측했다. 또 반미·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연합체인 ‘이라크국민연맹’은 67석을, 쿠르드 정파는 38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반 의석인 163석 확보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양 진영은 여러 정파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물밑협상에 착수했다. 특히 이라키야는 이라크국민연맹 및 쿠르드 정파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알라위 전 총리 진영이 1위로 올라섬에 따라 그동안 우세한 것으로 여겨졌던 알말리키 총리 진영의 연정구성 작업에 난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법치국가연합은 “이라키야의 득표 증가는 기적적인 일”이라며 “조작이 없다는 사실이 확실해질 때까지 재개표를 반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알말리키 총리의 서명이 담긴 항의서한을 선관위에 보내 “개표 감독자들이 알라위 전 총리 측과 연계돼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개표결과 발표 연기를 요구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센추리파운데이션의 마이클 해나 연구원은 “알말리키 총리 측의 개표 조작 주장은 자신들의 우세가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앞으로 부정 주장들이 더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