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글로벌 리더 한국으로서) 역할 찾기’라는 제목 아래 전면(사진)을 할애해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외교적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
FT는 1907년 헤이그에서 자결한 이준 열사와 그것이 보여주는 일제 통치의 뼈아픈 역사를 설명한 뒤 “10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과거를 뒤로하고 G20 회의를 여는 외교적 리더로 부상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가장 먼저 극복한 나라이자 해결이 쉽지 않은 미중 간 환율 분쟁을 풀어낼 중재자라는 것.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 주요 군사동맹인 미국 양측과 대화할 줄 아는 나라라는 설명이다.
FT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은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국가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세계를 이끄는 어젠다 세터(agenda setter)로 바뀌었다”고 한 연설을 인용하며 변화된 위상을 전했다. 한국이 1950년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시아의 주요 부국으로 성장했고, 아이티 지진피해 복구와 소말리아 해적 퇴치에 나서는 등 이제는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가에게 불리한 법 제도와 재벌에 치우친 경제구조, 저출산 고령화 등은 문제점으로 꼽혔다. 산업 부가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중국 같은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하지만 신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괄목할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전력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삼성과 현대 등의 공격적인 신흥시장 발굴, 저탄소 산업과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등을 자세히 언급했다.
G20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시험대다. FT는 “G20 회의 개최를 ‘책임’보다는 (성공적인 국제외교의) ‘보상’ 차원에서 보는 한국의 분위기가 우려되는 대목이지만 많은 회원국은 국제사회의 현안을 해결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감명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어쩌면 올해는 이준 열사의 원한을 털어내는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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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11:10:53
작년에 한국 재정,외환능력을 의심하는 FT 의 기사가 신경쓰였다.이번 G20 글로벌 리더국가 (Global Leader Country) 상단기사는 반갑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처음에는 미국의 재야로부터 점수를 따지 못했으나 균형감을 가지고 지금은 잘하고 있다. 국제외교도 균형감있는 배려가 첫째다. 미국대통령 당선 전이나 당선 후의 금기사항은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가 흑백인종문제,둘째가 이스라엘 문제, 셋째가 마피아,메스콤이라고 한다. 이해가 가는 말이다. 타산지석이다. 힐러리 클린턴국무장관은 착지에 성공했다. 오바마의 배려다. 오바마도 FOX뉴스,이스라엘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나 흥미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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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11:10:53
작년에 한국 재정,외환능력을 의심하는 FT 의 기사가 신경쓰였다.이번 G20 글로벌 리더국가 (Global Leader Country) 상단기사는 반갑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처음에는 미국의 재야로부터 점수를 따지 못했으나 균형감을 가지고 지금은 잘하고 있다. 국제외교도 균형감있는 배려가 첫째다. 미국대통령 당선 전이나 당선 후의 금기사항은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가 흑백인종문제,둘째가 이스라엘 문제, 셋째가 마피아,메스콤이라고 한다. 이해가 가는 말이다. 타산지석이다. 힐러리 클린턴국무장관은 착지에 성공했다. 오바마의 배려다. 오바마도 FOX뉴스,이스라엘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나 흥미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