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대통령 직대, 이슬람계 장악 내각 전격해산
南 기독교-北 이슬람 양분…경계지역 끝없는 유혈충돌
종교 갈등으로 인한 나이지리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슬람-기독교 신자 간 유혈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독교계인 대통령 직무대행이 전격적으로 이슬람계 대통령이 임명한 내각을 해산했다.
17일 나이지리아 중부 도시 조스 부근 리욤에서 총과 칼로 무장한 이슬람계 주민들이 기독교인 마을을 습격해 적어도 13명이 죽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앞서 이달 7일에는 조스에서 남쪽으로 5km 떨어진 도고나하우와 마을에서 기독교계 주민 500여 명이 살해됐다. 이는 올 1월 조스에 이슬람 사원을 세우려다 이에 반대하는 기독교 신자들과 충돌해 300여 명이 숨진 데 대한 이슬람 신자들의 보복 공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는 이슬람계(50%)와 기독교계(40%) 주민으로 양분돼 있다. 이슬람계는 대부분 북부에 거주하는데 이 지역에서는 1999년 이후 이슬람율법(샤리아)이 시행되고 있다. 남부와 북부가 만나는 경계지역인 조스를 중심으로 양측 주민의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보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에 따르면 1999년 이후 양측의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1만4000명에 이른다.
정치권에서도 이슬람-기독교계가 부딪치고 있다. 와병 중인 우마루 무사 야르아두아 대통령을 대신해 지난달 9일부터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굿럭 조너선 부통령은 이날 전격적으로 내각 해산 명령을 내렸다. 기독교계인 조너선 부통령이 이슬람계인 야르아두아 대통령을 따르는 장관들을 몰아내고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권한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시점에 그동안 비교적 조용하게 지내온 조너선 부통령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자 나이지리아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여당 국민민주당은 그동안 이슬람-기독교계를 번갈아 가면서 대선 후보를 배출해 왔다. 대통령은 4년 임기에 재선이 가능하다. 야르아두아 대통령이 임기 중간에 조너선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줬고 재선도 어렵게 됐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이슬람계에서 다음 대통령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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