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시작된 이라크전쟁 개전 7주년을 맞은 20일 워싱턴에서는 대규모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백악관 뒷마당 격인 라파예트 광장에 모인 1만여 명(시위대 주장)의 시위대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미군이 주둔하는 나라 국기를 덮은 모조 관(棺)들을 잔디밭에 늘어놓는 퍼포먼스를 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집중 성토했다. 시위대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전범 부시를 기소하다” 등의 문구가 있었다. 일부 피켓 에는 “오바마 대통령,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의 손이 피로 물들어가니 전쟁을 멈추라고 말하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시위를 주도한 앤서(ANSWER)연대의 브라이언 베커 씨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물러나면 전쟁도 끝날 줄 알았지만 (그가 물러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보호 운동가로 미국 대선에도 여러 차례 도전했던 랠프 네이더 씨도 이날 시위에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며 “관타나모 수용소도 폐쇄하지 않고 무기한 구금을 계속하고 있는 그가 전임자와 다른 것은 연설이 좀 낫다는 것뿐”이라고 비꼬았다.
워싱턴의 대표공원인 내셔널몰 광장에는 이라크전쟁과 아프간전쟁 중 숨진 미군들을 추모하는 묘비가 등장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백악관에서 집회를 가진 뒤 시내를 도보행진하며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미군을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쟁을 주도한 딕 체니 전 부통령이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에너지 군수업체 핼리버튼 사무실 문 앞에서는 체니 전 부통령의 모의 형상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 규모는 부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7년과 2008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뉴욕에서는 타임스스퀘어 모병소에서 수십 명이 반전시위를 벌였을 뿐이며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각각 수백 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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