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월드컵을 개최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찰당국이 범죄가 아니라 경찰관들의 다이어트와 전쟁에 돌입했다.
영국 BBC뉴스 인터넷판은 "베키 셀레 남아공 경찰국장이 유례없는 '경찰관 체격 준수 지침'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신체검사에서 비만으로 판정받은 경찰관들은 매일 400m 달리기와 에어로빅 강좌를 들어야 하며, 경찰서에서 제공하는 건강식 아침을 먹어야 한다. 또한 새로 채용되는 경찰관은 '동일 치수 제복 입기'를 준수해야 한다. 경찰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체형을 유지해 사이즈를 늘려선 안 된다는 뜻. 셀레 국장은 "만약 살이 쪄서 더 큰 제복이 필요하게 되면 1년 간 담당업무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경찰이 이처럼 경찰관 체중에 과민 반응하는 것은 이달 초에 나온 경찰관 신체검사 보고서 때문이다. 남아공 전체 경찰관의 신체 상태를 조사한 결과 50% 이상이 의학적으로 심각한 비만 판정을 받았다. 월드컵 시즌 동안 약 40만 명의 관광객이 남아공을 찾을 전망인데 비만 경찰관들은 치안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경찰당국의 판단이다.
전 WBO 주니어플라이급 복싱 챔피언으로 현재 남아공 경찰 운동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제이크 맷라라 씨는 "경찰관 비만은 월드컵이란 특수상황 뿐만 아니라 기존 범죄 대응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경찰 자체 연구에 따르면 살이 찐 경찰들은 범인을 쫓아가 체포하기보단 총을 쏴 제압하는 비율이 평균적으로 훨씬 높았다. 남아공은 최근 경찰관 오발사고가 너무 빈번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 맷라라 씨는 "다이어트가 '덜 쏘고 더 달리는' 경찰관을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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