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해 “미군의 분명한 목표는 미국과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는 알카에다를 해체하고 섬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프간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주말 극비리에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워싱턴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출발했다. 13시간 동안 비행해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헬기를 타고 수도 카불로 이동해 대통령궁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및 각료들과 연쇄회담을 가졌다.
총 6시간 동안 아프간에 머문 오바마 대통령은 귀국에 앞서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2500여 명의 아프간 주둔 미군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하면서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투를 한층 강화해 왔다”며 “미국은 한 번 시작한 일은 절대로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우리가 여기서 물러선다면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차지하고, 알카에다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활동한다면 더 많은 미국인의 목숨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테러 소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 전쟁은 미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벌인 전쟁이 아니며 간섭하려고 하는 전쟁은 더더욱 아니다”며 “9·11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의 본거지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복 대신 갈색의 공군 가죽잠바 차림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는 아프간 정부의 부패 척결과 탈레반 반군의 자금 조달 및 마약거래 근절, 정부의 정실인사 금지 등을 요구했다. 또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5월 12일 워싱턴을 방문해 추가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아프간 깜짝 방문은 출발부터 도착에 이르기까지 철통 보안 속에 이뤄졌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주말 캠프데이비드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연막을 쳤고 수행 기자들에게는 함구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2008년 대선후보 때 아프간을 방문한 적이 있고 지난해 4월 유럽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이라크를 전격 방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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