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 볼보 사들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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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0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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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논평: 볼보 사들인 중국

볼보자동차가 중국 자동차회사에 팔렸습니다. 중국 저장(浙江)성에 있는 지리(吉利)자동차라는 소형자동차회사가 미국 포드자동차로부터 18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스웨덴 자동차회사였던 볼보는 1999년 포드에 인수됐고 금융위기 이후 경영난에 빠진 포드가 다시 매물로 내놨습니다. 연간 3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소형 자동차회사가 유명한 글로벌 자동차브랜드를 갖게 됐으니 새우가 고래를 잡아먹은 격입니다.

중국의 자동차기업 인수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거래로 중국 자동차 산업이 날개를 달게 됐습니다. 중국이 유명 자동차 브랜드를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볼보의 지적재산권도 사들여 기술력이 향상될 것입니다. 볼보를 인수한 지리자동차는 연간 생산대수를 200만대까지 늘려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기술력과 유명 브랜드를 가진 글로벌 자동차메이커 인수에 바짝 매달리고 있습니다. 2조2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미국의 빅3를 비롯한 자동차메이커들이 내놓은 매물을 적극 사들인다는 계획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 1300만대를 생산해 이전까지 세계 1위였던 일본을 제치고 최대 생산국이 됐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일본은 전년에 비해 31.4% 생산을 줄였고, 미국이 34.3% 줄였습니다. 반면 중국은 48.3%나 생산량을 늘렸습니다. 중국은 2015년까지 자체 브랜드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높인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국 자동차회사들의 해외 사업비중을 향후 5년 안에 매출액의 20% 수준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한국 자동차회사들은 해외시장에서 중국과 피나는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우리가 중국 자동사 회사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려면 기술력과 품질, 가격에서 종합적으로 우위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자동차 산업 뿐 아니라 조선 전자 화학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중국은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 공업생산의 15.6%를 차지해 15.4%인 일본을 제치고 미국(19%)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밀어내고 세계 2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됩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중국과의 경쟁에 밀리지 않으면서 중국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다원적 전략을 세워야할 것입니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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