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자들, 가격 폭락한 해외 고급주택 현금들고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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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5일 03시 00분


작년 런던서만 2000억원 등 매입 러시에 일부 집값 폭등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폭락한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의 고급주택을 중국인 부자들이 잇달아 구입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4일 전했다.

미국에서도 살기 좋은 곳 상위권에 꼽히는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 이곳의 부동산업자 마크 웡 씨는 최근 중국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 온 중국인의 350만 달러(약 39억5000만 원)짜리 고급주택 거래를 성사시켰다. 캘리포니아 부동산업계는 2008년 후반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7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캘리포니아 주의 고급주택을 중국인들이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적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이 런던에서 사들인 부동산은 1억1650만 파운드(약 2001억 원)에 이른다. 런던 중심부의 대형 공원인 하이드파크 부근 고급주택 단지 ‘원 하이드 파크’ 측은 “이곳 아파트 소유주의 약 20%는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호주는 최근 중국 부자들의 선호지역으로 부상하는 곳이다. 호주 시드니의 한 부동산회사는 지난해 말에 비해 시드니 집값이 5∼7% 올랐는데 중국인의 매입 러시가 집값 상승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최근 한 달 사이 아파트 20채를 팔았는데 12채가 중국인들에게 팔렸다는 것이다. 호주 멜버른의 한 부동산업자는 “300만 호주달러(약 31억 원)가 넘는 호화주택 가운데 20%가량은 집주인이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밴쿠버도 전통적으로 중국인에게 인기 지역으로 통한다. 한 부동산업자는 “밴쿠버의 비싼 집 100채 가운데 60채 정도는 중국인 소유”라고 전했다. 일부 지역은 중국인들의 구매 열기로 3년 만에 집값이 150% 상승하기도 했다는 것.

중국인의 해외 주택 구입은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현금으로 지불하는 게 특징이라고 부동산업자들은 입을 모았다. 캘리포니아 부동산업자는 “까다롭게 사지 않아 집주인들도 중국인에게 집을 파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멜버른의 부동산업자는 “영어를 잘 못하는 중국인이 찾아와 그날 오후 집을 즉석에서 한 채 샀다”고 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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