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中 부채탕감에 “복구사업 참여해달라” 화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7일 03시 00분


중국이 거액의 이라크 부채를 탕감해주고 이라크는 전후 복구에 중국이 적극 참여할 것을 요청하는 등 양국 관계가 밀월시대를 맞고 있다. 이라크 석유 개발권도 잇따라 중국 업체들이 따내고 있다.

중국 국유자산관리위원회는 최근 베이징에서 이라크 재정부 대표와 만나 이라크가 중국에 진 빚 85억 달러 중 80%에 달하는 68억 달러(약 7조6160억 원)를 감면해준다는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이 6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양국은 2007년 6월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이라크의 대중국 채무를 감면하는 내용의 비망록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부채는 전쟁배상금 등을 합쳐 총 1200억 달러에 이르며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 회원국들은 이미 550억 달러를 감면했다. 이라크는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도 각각 150억 달러와 60억 달러의 부채가 있다고 중국신문망은 전했다.

무하마드 사비르 이스마일 주중 이라크 대사는 최근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부채를 감면해준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이 이라크의 전후 복구 과정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스마일 대사는 “앞으로 20년가량 이라크에서는 전후 복구 수요 등으로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에는 이런 사업에 참가할 만한 자격을 갖춘 대기업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올해 1월에는 중국 국영 에너지 업체인 중국석유화공유한공사(중국석화)가 프랑스 토탈사 등과 공동으로 20년 기한의 이라크 할파야 유전 개발권을 낙찰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중국석유)가 영국 BP와 공동으로 루마일라 유전 개발에 대해 20년 개발권을 따냈다. 이는 1972년 이라크 정부가 석유산업을 국유화한 이후 처음으로 외국 자본의 투자를 허용한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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