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과 경찰이 9일 현 정부 퇴진과 새로운 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태국 정부가 시위대에게 무력을 사용한 것은 지난달 14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AP·AFP통신에 따르면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반정부 시위대(일명 레드셔츠) 1만2000여 명은 폐쇄된 친(親)탁신 성향의 민영방송국인 PTV의 송출을 재개하기 위해 9일 오후 수도 방콕 외곽의 타이콤 위성기지국으로 몰려들었다. 앞서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는 8일 “법질서를 회복하고 잘못된 정보를 국민에게 전파하는 것을 막겠다”며 PTV를 폐쇄했다.
시위대는 기지국 접근을 막는 군경에게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철조망을 뚫고 내부로 진입했다. 저지선이 뚫리자 군경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9일 양측의 충돌로 시위대 10명과 군경 3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충돌 이후 시위대 대부분은 다시 방콕 시내로 되돌아갔다.
AP는 충돌 과정에서 일부 군경이 방패 등 진압장비를 버린 채 달아나는가 하면 일부는 시위대와 악수를 하는 등 시위대에 동조하는 모습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빠니딴 와따나야곤 정부 대변인은 “PTV는 앞으로도 폐쇄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진실을 보도한다는 확신을 주어야 방송 송출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사태를 끝내기 위해 군경 3만3000명을 추가 배치하는 등 방콕 내 병력을 8만 명 이상으로 늘렸다. 태국 경찰은 방콕 내 반정부 시위대가 최대 6만 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태국 형사법원은 낫타웃 사이꾸아, 비라 무시까뽕, 짜뚜뽄 쁘롬판 등 반정부 시위대의 핵심지도자 3명을 포함해 27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