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잊고 현직 활동하는 ‘슈퍼 고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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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3일 15시 57분


타오 포촌-린치.
타오 포촌-린치.
몸에 달라붙는 하얀색 트레이닝복, 늘씬한 몸매와 쭉 뻗은 다리, 느리면서도 힘 있는 손동작…. 뉴욕의 한 요가 교습소에서 수강생들의 자세를 잡아주는 여강사는 언뜻 뒷모습만 보아서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여강사의 올해 나이는 91세.

타오 포촌-린치 할머니는 미국 내 최고령 요가 강사로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요가를 가르치면서 400명 이상의 요가 강사를 배출해낸 베테랑이다. 젊은 시절 인도에서 요가와 춤을 배우고, 영화배우로도 활동하며 몸매와 건강을 다졌다. 90세가 넘는 고령이지만 5년 전 고관절(股關節) 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볼룸댄스를 추는 데는 문제가 없다. 손목 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물구나무서기도 할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포천-린치 할머니는 "살아있는 한 요가와 댄스를 계속할 것"이라며 웃었다.

잭 보든
40, 50대에 직장에서 쫓겨나 퇴직 이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요즘 시대에 나이를 잊고 현직 활동을 하는 '슈퍼 고령자'들이 있다. 경제전문 인터넷 언론 CNN머니는 13일 미국의 이런 할머니 할아버지 5명을 대표로 소개했다.

텍사스에 사는 101세의 잭 보든 할아버지는 1936년부터 시작한 변호사 업무를 아직도 하고 있다. 사무실에 서류를 가득 쌓아놓고 하루 종일 일한다.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지역 시장 등을 지낸 화려한 과거를 돌아볼 틈도 없다. 그는 "비서가 사무실에 들어와 내가 책상에 엎어져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는 때가 바로 내가 은퇴하는 시점"이라며 일을 하다 인생을 끝마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밀드레스 헬쓰.
밀드레스 헬쓰.
102세 밀드레스 헬스 할머니는 네브라스카 주의 지역 신문 '비콘-옵저버' 기자로 활동 중이다. 이 신문사는 젊은 시절 남편과 함께 세운 세 개 언론사 중 하나. 경영권을 3명의 자식들에게 넘겨줬지만 모두가 자신보다 먼저 사망했다. 신문사는 다른 소유주에게 팔렸지만 그녀는 휠체어에 앉아서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헬스 할머니는 "뉴스가 될 만한 정보를 접하면 기사를 쓰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취재원이 나보다 먼저 눈을 감아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게 문제"라고 말했다. 헬스 할머니는 2년 전 100세 생일을 맞았을 때 한 단체에서 주는 '미국의 최고령 근로자' 상을 받기도 했다.

플로렌스 클로에.
플로렌스 클로에.
정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94세 플로렌스 클로에 할머니는 17년간 은퇴생활을 즐기다 6년 전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는 "휠체어에 앉아서 보내는 삶은 거부한다"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만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설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의욕을 보였다. 미시간 주 주청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92세의 헬렌 한센 할머니 역시 "은퇴하기 싫다"며 열심히 일터에 나간다. 세계 2차대전 당시의 경험을 아직도 생생히 이야기하는 한센 할머니는 "공장과 레스토랑, 세탁소, 호텔 등 일해보지 않은 곳이 없다"며 "직장을 구하는 데 꾸준히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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