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라며 건장한 청년 남성의 사진을 내보냈다가 또 다시 오보(誤報) 시비에 휘말렸다.
마이니치신문은 20일 1면 톱과 3면 해설기사로 '김정은 사진'을 게재하면서 "김 위원장이 그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인 3남 정은과 함경북도 김책제철연합기업소를 현지 지도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3월 초 보도했다. 북한 공식 미디어가 정은의 사진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 지도부에 가까운 관계자와 한국 정보기관 관계자가 (정은의 사진이라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신문은 북한이 후계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증거라는 해석도 곁들였다.
1면에 게재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쪽 옆에 자리한 이 남성은 건장한 체격에 군청색 재킷, 흰 와이셔츠, 빨간 넥타이, 감색 바지와 검은색 구두 차림으로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수첩을 들고 있다. 3면 사진에는 김 위원장 뒤에서 수첩을 펼치고 있는 등 다른 실무자들과 같은 자세다. 그러나 한국 정보 당국자들은 "마이니치신문이 정은이라고 지목한 사진 속의 청년은 김책제철소 기사장 김광남"이라며 "일본 언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확인되지 않은 사진을 가지고 오보를 했다"고 일축했다. 정부가 발간한 2010년판 '북한 기관·단체별 인명집'에 따르면 김책제철소 지배인은 태장헌이고 김광남 기사장은 제철소 서열 8위의 인물이다. 얼굴 사진이 공개된 '북한의 주요인물' 책자에는 올라있지 않아 신진 엘리트로 파악된다.
김정은 사진을 둘러싼 일본 언론의 오보 논란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에는 TV아사히가 한국의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있는 평범한 한국인의 사진을 김정은이라고 보도했으나 오보임이 확인됐다. 일본에서 김정은과 관련한 오보가 이어지는 것은 김정은에 관한 정보가 워낙 베일에 가려져 있는데다 북한 소식에 대해 유난히 과열경쟁을 벌이는 일본 언론의 보도 관행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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