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승려-中 ‘위수 지진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2일 03시 00분


승려들 “사망자 자체집계” 밝히자 당국 “외지 승려들 현장서 나가라”
어제 ‘국가애도일’ 전국서 추모

이번 칭하이(靑海) 성 위수(玉樹) 짱(藏·티베트)족자치주 위수 현 지진으로 오랜 시간 정부를 상대로 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는 티베트 민족과 중국 정부의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다. 중국 정부는 칭하이 성 이외 지역에서 온 티베트 승려들에게 복구 현장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또 칭하이 성이 고향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지진 지역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쓰촨(四川) 성 간쯔(甘孜) 짱족자치주에서 온 한 승려는 “나가라는 명령을 받고 20일에만 간쯔에서 온 티베트 승려 2000명가량이 떠났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진 피해자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해 승려들에게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지만 티베트 승려들이 당국의 사망자 통계를 믿지 못하고 자체적으로 집계하겠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20일 오후 5시까지 당국이 파악한 사망자 및 실종자는 각각 2064명과 175명. 하지만 티베트 승려들은 18일까지만 해도 1800구가 화장됐고, 실종 신고된 사람도 1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무원 신문판공실 궈웨이민(郭衛民) 국장은 “투명하게 발표하고 있으며 축소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당국은 지진 발생 1주일을 맞아 21일을 국가 차원의 애도일로 선포하고 전국적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은 물론 홍콩과 마카오 및 세계 각국 주재 중국 공관에 조기(弔旗)가 걸렸다. 칭하이 성에서는 오전 10시부터 3분 동안 사이렌 소리와 함께 묵념 의식이 진행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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