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제소당한 골드만삭스가 위기 극복을 위해 정면 돌파를 시도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은 SEC가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한 파브리스 투르 부사장이 27일 열리는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상설조사소위에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출석하기로 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청문회는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때 골드만삭스의 역할에 관해 조사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당초 블랭크페인 CEO만 출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SEC로부터 제소당한 후 현재 무기한 유급휴가를 떠난 투르 부사장도 청문회 출석에 동의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청문회가 사실상 사기 혐의 제소 사건에 대한 청문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르 부사장을 직접 내보내 회사를 변호할 기회로 삼겠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전략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투르 부사장이 이번 청문회에서 자신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레고리 팜 골드만삭스 총괄고문은 20일 1분기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투르 부사장은 자신이 투자자들에게 폴슨앤드컴퍼니가 모기지증권의 가치가 하락할 것에 투자하려 했다는 점을 고지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르 부사장이 이번 청문회에서 문제가 된 부채담보부증권(CDO) 판매에 블랭크페인 CEO가 얼마나 관여했는지에 대해 밝힐지도 관심사다. SEC는 ‘투르 부사장이 CDO 판매를 주로 책임졌다’는 이유로 투르 부사장을 제소했지만 블랭크페인 CEO 등 고위급 임원들이 관여했다는 것이 월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청문회 증언 내용에 따라 블랭크페인 CEO의 책임론이 커질 수도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벤저민 브라우프먼 변호사는 “의원들의 질문 포화 속에서 어떤 증언이 나올지 모른다”며 “청문회 증언 내용이 추후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럽에서 골드만삭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날 프랑스 정부는 SEC와 영국 금융감독청(FSA)에 이어 골드만삭스 사건을 자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독일 국영은행인 바이에른 란데스 은행은 SEC 제소 사실을 언급하면서 골드만삭스와의 사업 관계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