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사민당 소속의 하인츠 피셔 대통령(71·사진)이 극우 정당 후보를 가볍게 물리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피셔 후보는 유효투표의 78.7%를 얻은 반면 반(反)외국인, 반유럽연합(EU)을 내건 자유당 바르바라 로젠크란츠 후보(51)의 득표율은 15.5%, 오스트리아기독당 루돌프 게링 후보(61)의 득표율은 5.8%에 그쳤다.
인민당 기민당 녹색당 등 주요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자유당 후보가 피셔 대통령의 주요 도전자로 부각된 이번 대선은 오스트리아 국민의 극우 정서를 가늠하는 시험무대로 변질됐으며 투표율도 48.5%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현재 불법화된 친나치 정당 국가민주당(NPD) 소속이었던 남편 호르스트 야코프 로젠크란츠와의 사이에 10명의 자녀를 둔 로젠크란츠 후보는 과거 나치이념 찬양,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 학살) 부인을 금지하는 법률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정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전력을 갖고 있다.
피셔 대통령은 ‘조용한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골수 사회민주당원’이지만 정치적 갈등이 있을 때마다 항상 신중하고 합리적인 태도로 타협을 도출해왔다. 대통령궁에도 들어가지 않고 수도 빈 시내의 아파트에서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내각제인 오스트리아에서는 정부수반인 총리가 실질적으로 거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으며, 대통령은 명목상 국가원수로 주로 의전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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