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엑스포 등장한 北 ‘우리식 전시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7일 03시 00분


‘첨단’ 경연무대서 소박-조촐… 직접 짓지 않고 中건물 빌려

중국 상하이 엑스포에 설치된 북한관의 모습. 북한의 엑스포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려한 장식으로 눈길을 끄는 다른 나라들의 전시관에 비해 북한관은 단순하고 소박했다. 상하이=이헌진 특파원
중국 상하이 엑스포에 설치된 북한관의 모습. 북한의 엑스포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려한 장식으로 눈길을 끄는 다른 나라들의 전시관에 비해 북한관은 단순하고 소박했다. 상하이=이헌진 특파원
30일 개막하는 중국 상하이(上海) 엑스포에서 북한관이 처음으로 엑스포 무대에 등장한다. 그러나 최근에 상하이 엑스포조직위원회가 시험 공개한 북한관의 모습은 화려한 외양과 온갖 첨단설비로 꾸민 다른 국가관들과 달리 조촐하다 못해 초라하게 보인다.

북한관은 엑스포 A구역 동남쪽에 위치해 한국관과 100m가량 떨어져 있고 이란관과 이웃해 있다. 면적은 한국관의 약 16%인 1000m²로 1층만 쓴다. 북한이 직접 지은 게 아니라 중국이 세운 건물을 임차했다.

북한관의 주제는 ‘조선 수도 평양의 도시발전(대동강 문화에 뿌리를 두고 번영하는 평양)’. 하지만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겉모습과 전시물은 단조롭다. 평범한 외관에 붉은 글씨로 ‘조선’ ‘DPR Korea’(북한의 영문명)를 북한 국기인 인공기와 함께 외벽에 표시했다.

전시관 입구 왼쪽에는 대동강과 평양 전경을 찍은 대형 사진을 내걸었으며 앞에는 4.5m로 축소한 주체사상탑 모형도 세웠다. 대동강을 상징하는 굽이진 물길과 아치형 다리도 있다. 주체사상탑 맞은편에는 정자와 동굴을 만든 뒤 동굴 속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평안남도 강서군 고구려 고분벽화를 본떠 청룡과 백호, 주작과 현무 등을 재현했다.

전시관 안으로 더 들어가면 대형 TV에 김일성 주석 동상에 사람들이 헌화하는 장면 등이 동영상으로 방영된다. 그 아래에는 액정표시장치(LCD) TV 5대를 둬 평양의 유적지, 생활상 등이 소개된다. 이 밖에 북한에서 발간된 책자를 전시하거나 우표 등을 판매한다. 둥팡(東方) 위성TV, 왕이(網易), 텅쉰(騰訊) 등 중국 언론은 북한관을 소개하면서 ‘소박’이란 단어를 빼놓지 않고 썼다. 25일 시험 개장에서도 북한관은 다른 곳과 달리 거의 줄을 서지 않고도 관람할 수 있었다고 중국 누리꾼들은 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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