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다코타 주에 사는 아메리카원주민(인디언)들이 뉴저지 주 아시아계 미국인의 생활수준에 이르려면 최소 100년이 걸린다.”
미국의 유력 비영리연구단체인 사회과학원(SSRC)이 28일 “현재 미국인의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지역 및 인종별 사회적 불평등이 엄청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SSRC는 2008∼2009년 미 50개주 전역의 생활수준을 조사하는 ‘미국인 개발 프로젝트(AHDP)’를 실시했다.
SSRC에 따르면 건강 교육 경제 등 3개 부문에 걸친 AHDP 연구 결과 아시아계는 모든 분야에서 수위를 차지하며 종합지표 10점 만점에 7.54로 생활수준이 가장 높았다. 백인이 5.51로 2위를 차지했으며 라틴계(4.08) 흑인(3.77) 아메리카원주민(3.21)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및 인종별로 가장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는 계층은 뉴저지 주에 사는 아시아계였다. 지표종합점수로 보면 9.26으로, 최하를 기록한 사우스다코타 주 아메리카원주민(0.92)과 큰 격차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평균 기대수명은 26세 높았으며, 대학졸업자 비율은 11배 이상 많았다. 평균 연봉 역시 뉴저지 주 아시아계가 4만8177달러인 데 비해 사우스다코타 주 인디언은 1만2567달러로 3만5610달러의 격차를 보였다.
생활수준을 종합평가할 때 사우스다코타 인디언들은 반세기 전인 1960년대 미국인 평균보다도 삶의 질이 떨어졌다. 사회과학원의 크리스틴 루이스 수석연구원은 “증감속도를 고려할 때 최하 계층이 뉴저지 아시아계를 따라잡으려면 1세기 이상 걸린다”며 “실제론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같은 인종끼리도 지역별 생활수준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워싱턴에 사는 백인들은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백인보다 평균 7년 이상 오래 살며, 연간 수입은 2배 이상 많았다. 흑인은 메릴랜드 주가 가장 잘살았으며, 루이지애나 주가 가장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발표에 대해 “국가 전체로는 삶의 질이 다소 나아졌지만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게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미 인터넷뉴스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이번 조사는 정부가 오랫동안 공들인 공공프로젝트 ‘건강한 국민(Healthy People) 2010’이 실패로 끝났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건강한 국민 2010은 미국 정부가 1999년 국민 생활수준 격차 해소를 위해 10개년 계획으로 추진한 사업. 250개 정부단체 및 400여 개 비영리단체가 참여했다. 미 ABC뉴스는 “엄청난 돈과 인력을 쓰고도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며 “상위 5% 이내 계층이 미 경제성장의 열매를 쓸어 담은 기형적 구조도 불균형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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