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선 부동표 38%… 보수당 불안한 선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6일 03시 00분


오늘 투표… 과반정당 없을듯
36년만에 연립정부 가능성

“한 표, 한 표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보수당수)

“국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나와 함께 해 달라.”(고든 브라운 총리·노동당수)

“국민이 원하는 정치·경제 개혁을 이끌겠다.”(닉 클레그 자유민주당수)

6일 총선을 앞두고 영국 주요 3당의 지도부는 4일과 5일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캐머런 보수당수는 4일부터 밤을 새워 버스를 타고 주요 접전지역을 도는 ‘24시간 버스 투어’를 강행했다. 브라운 총리는 맨체스터와 리즈 등을 방문해 주요 지지층인 노동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클레그 당수 역시 셰필드 더럼 등 전국을 누볐다.

650개 선거구별로 다수 득표자 1명씩을 뽑는 이번 선거는 오전 7시(한국 시간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7일 새벽이면 주요 지역 개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은 1997년 이후 13년 만에 정권 탈환을 노리는 보수당과 정권을 지키려는 노동당, 전통적인 보수-노동 양당 체제를 허물고 영국 정치를 재편하려는 자유민주당이 접전을 펼치고 있다.

경제위기와 장기화되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실망 등으로 집권 노동당에 대한 지지가 낮아진 데다 3차례 TV토론에서 클레그 당수가 큰 인기를 끌자 한때 ‘노동당이 보수당은 물론 자민당에도 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 승부를 예상하기 어렵다.

여론조사기관 콤레스가 3일 조사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보수당 37%, 노동당 29%, 자민당 26%였고 예상 의석수는 보수당 289석, 노동당 258석, 자민당 75석으로 나타나 지지율과 의석수에서 모두 보수당이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또 다른 조사기관인 ‘폴 오브 폴스’가 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보수당 35%, 노동당 29%, 자민당 27%로 보수당이 6%포인트 차로 노동당에 앞섰지만 예상 의석수는 노동당 272석, 보수당 270석, 자민당 79석으로 노동당이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막판 부동표가 어디로 쏠리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38%에 달했다(콤레스 조사).

이에 따라 1974년 이래 처음으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이른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탄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BBC는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노동당과 자민당, 또는 보수당과 자민당 간 협상을 거쳐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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