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탄車 용의자 “파키스탄서 테러 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6일 03시 00분


범행 자백… 탈레반 개입 가능성 커져
미국서 MBA 취득… 재무 분석가로 활동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폭탄테러 기도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파키스탄 출신 미국인 파이살 샤자드 씨(사진)가 테러 음모 등 범행을 자백했다고 미 수사당국이 4일(현지 시간) 밝혔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샤자드 씨는 파키스탄의 탈레반 근거지인 와지리스탄에서 폭탄 제조 훈련을 받았다고 진술해 이번 사건에 국제 테러 조직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보 당국자는 샤자드 씨가 와지리스탄이 아닌 코하트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파키스탄 탈레반 사령관인 타리끄 아프리티의 근거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이 전한 그의 개인사와 이력, 고향 사람들의 기억은 테러범과는 거리가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샤자드 씨는 1979년 6월 파키스탄 북서부 변경의 분쟁 지역인 페샤와르의 모히브 반다라는 소도시에서 태어났다.

파키스탄 공군참모차장과 민간 항공사 간부를 지낸 아버지 덕택에 샤자드 씨의 어린 시절은 비교적 부유했다. 그가 자란 모히브 반다 주민들은 AFP통신에 “그는 아주 현대적인 아이였다. 미국에 대한 반감이나 증오심도, 이슬람 급진주의에 동조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런 그의 평소 모습 때문에 샤자드 씨의 고향 사람들이 그의 테러 기도 사실을 듣고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가 미국에 건너간 것은 1998년. 코네티컷 주 브리지포트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고 2005년에는 경영학석사(MBA)학위도 취득했다. 이 같은 학력을 바탕으로 2009년 6월까지 3년 동안 코네티컷 주 노워크에 있는 컨설팅 마케팅 업체에서 재무 분석가로 근무한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그의 미국에서의 이력이다.

한편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가장 번잡한 지역 중 한 곳을 정해 미국인들을 살해하려 한 테러 음모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샤자드 씨를 국제 테러와 대량살상무기(WMD) 사용 기도 등 5개 혐의로 기소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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