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유출 기름 상륙 임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6일 03시 00분


연안 무인도 기름띠에 포위
석유 광택은 이미 해안 도달

4층 규모 시설물 해저 투입
유출구 원천봉쇄 추진

지난달 20일 석유시추시설 폭발로 원유가 유출되기 시작한 이래 5일(현지 시간) 처음으로 엷은 기름광택이 해안에 도달했다. 사건 발생 보름 만이다. 미 정부 당국과 석유시추시설 운영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원유 유출원 차단과 유출 원유 분리·소각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방제작업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이날 공개한 항공관측도에 따르면 불그스름한 기름띠는 무인도들로 이뤄진 루이지애나 주 연안의 샹들레르 제도의 일부 섬을 둘러싸고 있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석유의 연한 광택이 이미 해안에 닿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샹들레르 제도는 브레턴 국립야생생물보호구역의 일부로 홍해오라기와 제비갈매기, 물떼새 등 멸종위기에 있는 야생동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루이지애나 주 정부 야생동물어업국은 이번 기름띠 확산으로 어류 445종과 조류 134종, 포유동물 45종, 파충류 32종 등 모두 600여 종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에서는 급파된 10여 척의 트롤어선과 10척의 재난대응팀 선박이 샹들레르 제도 일부 지역에 보호막을 설치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루에 21만 갤런(79만5000L)씩 쏟아져 나오는 원유 유출을 막기 위한 작업은 이날도 계속됐다. 현재 바닷속에서 원유가 유출되는 지점은 석유시추시설 자체가 바다로 침몰하면서 석유시추시설과 유정을 연결하는 대형 철제 파이프에 생긴 2개의 구멍과 분출방지시설의 고장 난 밸브 등 세 곳이다.

BP 측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분출방지시설을 수리하기 위해 원격으로 작동되는 잠수로봇 4대를 투입해 수리를 시도했지만 4일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이와 동시에 BP는 유정의 분출 압력을 낮추기 위해 현 유정에서 1마일(1.6km) 정도 떨어진 곳에 대체 유정을 추가로 뚫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이는 최소한 2, 3개월이 걸리는 ‘장기 조치’다.

결국 BP는 이번 주말께 해저에서 원유가 유출되는 구멍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4층 규모의 대형 철제 컨테이너를 해저에 설치하는 작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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