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캐머런, 불문율 깨고 ‘소수정부’ 구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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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7일 03시 00분


英 야당 과반 못미친 승리땐
집권당 총리 연정주도 관행
선거후 여론동향이 관건

6일 영국 총선 결과 야당인 보수당이 소수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은 선거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모두 과반 의석에 약간 모자라는 불안한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는 과반에 못 미쳐도 선거 승리를 선언하고 정부 구성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은 야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선거에 이겼어도 집권당 총리가 일단 총리로 남아 우선 정부 구성을 시도한 관행이 있다. 1974년 보수당의 에드워드 히스 총리는 선거에서 졌으나 선거 결과가 어느 정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자 총리로 남아 자민당을 연정 협상에 끌어들여 재집권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실패했고 그 이후에야 총리에서 물러났다.

어떻든 이런 전례에 따라 집권 노동당을 이끄는 고든 브라운 총리는 선거에서 지더라도 총리직에 남아 우선적으로 연정을 주도할 수 있다. 그러나 캐머런 당수는 “그런 관행이 헌법적으로 정착된 것인지 의문”이라며 허락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영국은 불문헌법 국가여서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문화된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보수당이 과거 사례를 뒤집을 수 있을지는 선거 후 여론 동향에 달려 있다.

또 영국 의회에서 숫자상의 과반은 326석이지만 하원의장의 경우 투표권은 행사하지 않고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 의원들은 영국 웨스트민스터 의회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아 투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적인 과반은 320석이다. 여기에 군소정당의 경우 당선자들이 새로운 총선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310석 정도로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있고 더 나아가 300석 정도면 군소정당과 사안별 협의를 거쳐 통치가 가능하다. 현재 보수당은 여론조사 결과 300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스코틀랜드 의회가 소수정부로 운영되고 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앨릭스 샐먼드 제1장관은 2007년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노동당에서 1석 많은 의석을 얻은 후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집권했다. 당시 스코틀랜드 여론은 그를 지지했다.

런던=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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