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9월중 의회 해산”

  • Array
  • 입력 2010년 5월 7일 03시 00분


시위대, 자진해산 일정 논의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사진)가 9월 중 의회를 해산하겠다고 6일 선언했다. 웨차치와 총리는 이날 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1월 14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 위해 9월 15∼30일에 의회를 해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피싯 총리의 이날 발표로 “의회 해산 날짜를 공개하라”는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의 요구사항이 부분적으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3월 14일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져온 태국 시위 정국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아피싯 총리는 3일 조기 총선을 11월 14일에 실시하자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당초 그는 내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총선 시기를 연말로 정했으나 시위대를 설득하기 위해 한 달 이상 앞당긴 것. 자신의 임기를 스스로 1년가량 단축한 셈이다.

반정부 시위대는 11·14 조기총선 실시 제안을 지지하면서도 구체적인 의회 해산 시기가 나와야 자진 해산에 나설 수 있다며 정부를 압박해 왔다. 이에 대해 아피싯 총리는 의회 해산 시기로 특정 날짜가 아닌 특정 기간(9월 15∼30일)을 제시했다. 6일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의원총회에 참석한 그는 날짜를 발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모든 사람이 (의회 해산) 날짜를 계산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해 갔다. 태국 헌법은 의회가 해산된 뒤 45∼60일에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피싯 총리는 이날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위대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나도 의회를 해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위 자진 해산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의회 해산 시기가 정해짐에 따라 아피싯 총리와 민주당은 반정부 시위대 지도부와 자진 해산 일정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UDD 지도자 웽 또치라깐 씨는 “(시위 정국 해소를 위해) 화해 로드맵에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민주당과 아피싯 총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UDD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꾸아 씨는 “시위대 지도부가 6일 오후 회의를 열어 자진 해산 일정 등을 논의하는 등 시위 정국 해결을 위한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가 방콕을 떠나지 않으면 아피싯 총리의 조기 총선 제안도 재검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측은 또 “화해 로드맵은 아피싯 정부와 레드셔츠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태국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