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 온라인판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인간이 생후 6개월부터 도덕적 판단을 하기 시작하며, 선악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 같은 결과는 인간은 '도덕적 백지상태'로 태어나 부모와 사회로부터 도덕관념을 습득한다는 전통적인 생각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유아들에게 원과 사각형, 삼각형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나오는 영상을 시청하도록 했다.
이 영상에서 언덕을 오르는 눈이 달린 빨간 공을 노란 사각형이 뒤에서 밀어주며 오르는 것을 도와주고, 파란 삼각형은 빨간 공을 위에서 아래로 밀어낸다.
이 영상을 6~14번 가량 시청한 유아들에게 '착한' 사각형과 '나쁜' 삼각형 가운데 택일을 하도록 유도한 결과 80%의 아기가 노란 사각형을 택했다.
동물 인형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실험에서도 아기들은 '나쁜' 곰인형과 '착한' 곰인형 중 착한 곰인형을 택했으며, 다른 실험에서는 심지어 '나쁜' 인형을 머리로 들이받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예일대 심리학과의 폴 블룸 교수는 이런 결과에 대해 인간이 도덕관념이 없는 채 태어난다고 생각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나, 신생아의 정신상태를 '하나의 거대한 혼란'으로 규정한 윌리엄 제임스 등의 심리학 전통에서 비켜간 것이라며 "선악 관념이 태생적이라는 점을 지지하는 과학적 증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 방법론에 오류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영국 더럼대의 나드자 라이슬랜드 교수(행동심리학)는 "아이들이 단순히 내려가는 것보다는 위로 올라가는 것을 선호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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