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의 우파 연정이 위기에 빠진 그리스 지원으로 인해 9일 연방 주(州) 중 가장 큰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의 주 의회 선거에서 패배했다. 연정은 연방 상원에서 더는 과반 의석을 유지할 수 없게 돼 개혁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개표 결과 2005년부터 주 정부를 이끌고 있는 기민당(CDU)과 자민당(FDP)의 득표율은 34.6%와 6.7%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사민당(SPD)은 34.5%, 녹색당은 12.1%를 얻었다. 좌파당은 6% 가까이 득표해 의회 진출 저지선(5%)을 통과했다.
따라서 현재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서 어느 당이 정권을 차지할지는 불분명하다. 사민당은 녹색당과 좌파연정을 구성할 수도 있고 기민당과 함께 대연정을 구성할 수도 있다. 기민당으로서도 녹색당과의 연정을 시도해 과반을 획득할 수도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정은 상원 69석 중 과반수인 37석을 갖고 있으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 사민당이 이끄는 중도좌파 연정이 구성될 경우 6석을 잃게 되며 대연정이 구성되더라도 3, 4석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연방 차원에서도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민당과 자민당은 각 주 대표들로 구성되는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유지할 수 없게 돼 건강보험 개혁 등을 추진하는 데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기민당 소속인 위르겐 뤼트거스 주총리는 연방정부 집권 초기의 실정과 그리스 사태가 참담한 패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연정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과 베스터벨레 장관의 자민당은 집권 초반부터 감세 문제 등으로 불협화음을 노출했다. 특히 이틀 전 통과된 그리스 지원법안이 선거의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선거 하루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그리스 구제안 때문에 지지 정당을 바꾸겠다는 응답자가 21%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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