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 재정위기 해소를 위한 1조 달러 규모의 금융구제책을 발표했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미국과 유럽 증시는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EU와 IMF의 금융구제책이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회의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1233.50달러까지 치솟아 지난해 12월 3일의 1226.4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금값은 전날에 비해 온스당 19.50달러(1.62%) 오른 1220.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다.
은 선물 가격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이날 은 6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0.742달러 오른 19.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은값은 장중 한때 5개월 최고치인 19.4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투자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당분간 금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품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통화가치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돈을 실물자산에 쏟아 붓는 일”이라며 “지금 보유하고 있는 금은 영원히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시도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6.88포인트(0.34%) 내린 10,748.26으로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3.94포인트(0.34%) 떨어진 1,155.79로 마감했다.
유럽에서도 영국 런던 증시와 프랑스 파리 증시가 하락하는 등 약세로 마감했다. 12일에도 유럽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유로화는 약세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이날 오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하루 전에 비해 0.0153달러(1.2%) 내린 유로당 1.2634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전날 EU 등의 금융구제책이 발표된 뒤 1.31달러까지 올랐었다.
전문가들은 EU와 IMF의 구제책이 앞으로 어떻게 작동할지 불분명한 데다 위기의 근본원인인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게리 콘 사장은 이날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EU와 IMF의 대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불안한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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