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정국 다시 혼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3일 03시 00분


시위대 자진 해산 거부에 정부 “완전 봉쇄” 강경대응

태국 정부가 수도 방콕의 쇼핑 중심가를 점거한 채 장기 농성 중인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를 고립시키기 위해 이 지역 일대의 물과 전기, 식량 공급을 끊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시위대는 자진해산 요구를 거부한 채 앞으로도 계속 시위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태국군 대변인인 산선 캐우캄넛 대령은 12일 “이날 밤 12시부터 물과 전기, 식량 공급을 차단하는 등 (시위대가 점거 중인) 라차프라송 거리를 완전히 폐쇄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다른 거처를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현 단계에서 보안군이 무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향후 사태 진전에 따라 강제 진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11일 밤 UDD의 자진해산 시한으로 12일을 제시하며 “자진해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11월 14일에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제안을 철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피싯 총리는 이달 초 반정부 시위 중단을 전제조건으로 시위대 측의 조기총선 실시 요구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였다. 파니탄 와타나야곤 정부 대변인도 “이제 타협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웽 토지라칸 UDD 지도자는 “아피싯 총리가 우리를 위협할 수도, 해산시킬 수도 없을 것”이라며 “더 많은 희생자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자진해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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