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 총리인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는 영국 역사상 198년 만에 나온 최연소 총리다. 1997년 만 43세로 총리에 취임했던 토니 블레어보다도 5개월이 젊다.
그는 자신을 ‘블레어의 상속자’라고 자처해왔다. 낡은 노동당을 중도적인 ‘신(新) 노동당’으로 탈바꿈시켜 10여 년간의 노동당 집권시대를 열었던 블레어 전 총리처럼 자신도 보수당의 혁신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캐머런 신임 총리는 2005년 12월 39세의 나이에 당수로 선출된 뒤 불과 3년 만에 당 지지율을 집권 노동당보다 20%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원고 없는 즉석연설로 젊고 패기 있는 이미지를 심은 캐머런 당수는 화려한 언변과 외모로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계보를 잇는 멀티미디어형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강력한 대처리즘적 시장중심주의를 중시하면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환경, 의료보험 문제에 관심을 쏟는 ‘온정적 보수주의’를 지향해왔다. 과거 보수야당이 거부했던 기후변화 문제나 동성애자 권리 등에도 오히려 노동당보다 포용적 태도를 취했다.
1966년 10월 캐머런 총리는 부유한 증권거래인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사학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졸업하는 등 정통 엘리트코스를 밟아왔다. 실제로 국왕 윌리엄 4세(1765∼1837)와 먼 친척뻘이다. BBC는 “캐머런이 보수당의 현대화와 변화를 강조하지만, 태생적으로는 보수당의 전신인 토리당 지도자들과 공통점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는 대학시절 불량서클에 가입했던 일, 가족의 숨기고 싶은 사생활도 스스럼없이 공개하며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섰다. 그는 선거운동기간인 지난해 일곱 살의 나이로 사망한 장애인 아들을 키운 경험을 이야기하며 국가의료보험 정책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캐머런 총리는 11일 엘리자베스 여왕을 만난 직후 총리관저의 정문 앞에 몰려든 기자들을 향해 아내의 임신한 배를 쓰다듬는 포즈를 취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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