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 연속 적자… 4월 월기준 사상최대 기록
향후 10년간 8조5000억달러 추산… 해법 골머리
미국의 4월 재정적자가 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지출은 급증했지만 경기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거둬들이는 세금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재무부는 12일(현지 시간) 4월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827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19개월 연속 재정적자를 내 최장 기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미국의 재정적자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전년 동기 재정적자 규모가 20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속도 또한 최고 수준이다. 시장의 예상치도 크게 넘어섰다.
미국은 일반적으로 4월에는 재정흑자를 내 왔다. 4월 15일이 세금 신고 마감일이기 때문에 세수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후퇴로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세수가 줄었다.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연방정부 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4월 재정수지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63년과 1964년 이후 처음이다. 1954년 재정수지 집계가 시작된 이후 56년 동안 4월 재정수지는 43차례 흑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재정적자가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9월로 끝난 2009회계연도의 재정적자는 사상 최대인 1조4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2011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올해 9월로 끝나는 2010회계연도에 재정적자가 사상 최대 수준인 1조5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도 1조3000억 달러의 재정적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등 향후 10년간 총 8조5000억 달러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게 백악관의 추산이다.
뉴욕타임스는 12일 미국을 그리스와 비교하며 급증하는 재정적자를 억제하지 않으면 미국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국가부채가 향후 20년 내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4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며 각 주정부의 재정 위기를 감안하면 적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현재 GDP의 115% 수준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초당적 기구까지 만들어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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