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과 반정부 시위대의 유혈충돌이 확산되면서 태국 정국이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태에 빠졌다. 이틀에 걸친 양측의 충돌로 14일 오후 10시 반 현재(현지 시간) 7명이 숨졌고, 태국 정부는 15개 주에 추가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4일 방콕의 미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던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를 향해 군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충돌이 빚어져 방콕이 전쟁터로 변했다. AFP통신은 시위대 2명이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아 숨지는 등 이날 6명이 목숨을 잃었고, 현장을 취재하던 캐나다인 기자 등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영국 뉴질랜드 네덜란드는 이날 대사관을 폐쇄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군대를 철수시키고 다시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13일 밤 시위대 지도자인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이 저격당한 뒤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시위 참가자 1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이로써 3월 12일 시작된 이번 시위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37명으로 늘어났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북부와 동북부의 15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미 지난달 7일 비상사태가 선포된 방콕과 인접 주를 합쳐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은 모두 17개 주로 늘어났다.
한편 카띠야 소장은 계속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위대는 “아피싯 총리의 명령으로 군이 불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해 카띠야 소장을 저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태국 군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군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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