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어족자원 보호를 이유로 어로금지 조치를 취하고 주변국 어선 출입을 통제해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16일부터 8월 1일까지 10주간 난사(南沙·영어명 스프래틀리)군도와 시사(西沙·파라셀)군도 등 남중국해 일대에서 고기잡이를 통제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중국은 불법 어로단속을 위해 4600t급의 어업단속선 ‘위정(漁政) 311호’를 파견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9일 난사군도 북쪽의 북위 12도 지점부터 중국 남부 해안에 이르는 곳이 어로 금지해역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위정 311호는 불법 어로단속기간 전에도 이미 난사군도 주변 해역에서 행정지도선으로 활동 중 베트남 및 말레이시아와 마찰을 빚었다. 지난달 베트남 어선 20척이 위정호를 에워싸고 항해를 막는가 하면 말레이시아의 해군 함정과 항공기가 위정선 주변 해역에 출동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는 정당한 어업권 보호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가고 있다. 어로 단속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은 어로금지는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1999년부터 매년 취해 온 것으로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의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국들은 영해 획정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일방적으로 어족 보호라는 명분으로 실력을 행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해당 해역을 영해에 포함시켜 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위정 311호도 말이 행정 단속선이지 군함을 개조한 것으로 중무장하고 있어 ‘하얀색만 칠한 군함’이라고 주장한다.
런던국제전략연구소의 게리 리 연구원은 “남중국해의 어족자원 확보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중국의 어로금지 조치는 전략적 목적이 있는 것”이라며 “훗날 주권을 주장할 때 해당 해역에서 오랫동안 이의제기를 당하지 않았다는 선례를 축적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동해 북해 남해함도 등 3개 함대가 모두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해 ‘대양 해군’으로 나아가려는 야심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일방적으로 자국의 EEZ라고 주장하는 해역에서 타국의 어업 활동을 단속하는 행동에 나서 주변국과 분쟁 재발 가능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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