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고급 종자소도 구제역 의심증상… 대거 도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전체 축산농가 피해 볼수도
총리가 방제본부장 맡기로

일본 미야자키(宮崎) 현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최고급 브랜드인 미야자키 와규(和牛)의 씨수소에까지 퍼지자 일본 축산농가가 충격에 빠졌다. 미야자키 현은 규슈(九州) 지방의 고급 와규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이 지역의 구제역 피해가 규슈 축산업의 황폐화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늑장대처로 지역민들의 비판을 받아온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은 구제역방제대책본부장을 총리로 격상하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1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야자키 와규의 씨수소를 관리하는 다카나베(高鍋) 가축개량사업단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이는 소 5마리가 발견돼 같은 농장에 있던 49마리의 씨수소 등 총 308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남은 씨수소 6마리는 20km 떨어진 곳으로 긴급 대피시켰지만 구제역 잠복기간을 감안할 때 아직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규슈지역 일대 축산농가는 미야자키 씨수소가 대거 도살 처분됨에 따라 최고급 소의 씨가 마를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씨수소를 키우는 데만 7∼10년이 걸리는 데다 미야자키 현은 미야자키 와규뿐만 아니라 고급 브랜드인 마쓰사카(松阪) 와규, 사가(佐賀) 와규 등 전국에 해마다 송아지 4만여 마리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축산업의 타격이 자칫 일본 전체 축산농가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도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긴급자금 지원 등 정부 차원의 방제대책에 나섰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지금까지 농림수산상이 맡아오던 구제역방제대책본부장을 총리로 격상하고 1000억 엔의 긴급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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