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시간 봉사하면 졸업식 축사’ 약속 지킨 미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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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소통하며 아낌없이 베푸세요”
조지워싱턴대 졸업생에 역설

2009년 9월 11일.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대학인 조지워싱턴대 학생들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학생들이 2010년 졸업식 이전까지 10만 시간의 봉사활동을 마칠 경우 졸업식 축사를 하겠노라고. 오바마 여사는 이후 매달 조지워싱턴대의 편지를 받았다. 1만9000시간→4만6000시간→7만3958시간…. 지난달 말 이 학교 학생들은 16만3000시간의 봉사활동 목표를 달성했고 오바마 여사는 16일 졸업생 5000명 앞에 섰다. 워싱턴의 상징 공원인 내셔널몰에 차려진 연단에 선 오바마 여사는 의회의사당을 뒤로하고 시종일관 유쾌하고 상쾌한 졸업축사를 했다.

미국 대학의 졸업식은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커멘스먼트’라고 불린다. 30분간 진행된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여사는 새롭게 사회로 진출하는 졸업생들에게 “당신들이 속한 사회를 위해 아낌없이 베풀라. 그리고 당신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라”고 주문했다. 오바마 여사는 조지워싱턴대 학생들이 워싱턴의 공립학교에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벌인 자원봉사, 베트남전쟁 및 6·25전쟁 참전용사의 워싱턴 관광안내, 미국에 들어온 난민에 대한 영어교육, 사상 최악의 눈 폭탄을 맞은 워싱턴의 도심기능 회복을 위한 봉사활동에 대해 평가했다. 오바마 여사는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말고 당신들의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 봉사하라”고 역설했다.

그는 “경제위기나 테러리즘의 공포, 기후변화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대부분 국경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여러분은 멈출 수 없고 ‘할 수 없다’라는 단어도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바마 여사는 “기존의 세상이 여러분을 좌절시키려고 할 때 떠올려야 하는 문구는 ‘그래요, 우리는 할 수 있어요(Yes, We Can)’”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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