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문제로 서방과 대립해온 이란이 17일 자국이 보유한 저농축 우라늄의 대부분을 터키로 반출하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브라질 및 터키와 합의했다. 이란은 저농축 우라늄을 내놓는 대신 나중에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핵 연료봉으로 돌려받게 된다.
이는 지난해 10월 서방이 제시한 이란 핵문제 해결 방안과 같은 방향이어서 현재 미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대(對)이란 추가 제재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못마땅하게 여겨온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합의를 제재 논의 중단의 이유로 들고 나올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타결에 앞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18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합의에 따르면 이란이 보유한 3.5% 농도의 저농축 우라늄 1200kg이 터키로 반출돼 보관된다. 이란은 농축우라늄을 내주고 1년 뒤 의료용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20% 농도의 농축우라늄 120kg을 러시아와 프랑스에서 받는 권리를 갖는다. 이란은 자국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20% 농도의 농축우라늄 생산은 주권 차원에서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서방이 이란에 제시한 안과 유사하다. 이란은 그동안 △농축우라늄 반출은 여러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농축우라늄과 핵연료의 교환은 해외가 아니라 반드시 이란 내에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에는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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