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구역 중난하이를 촬영해 트위터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0일 12시 00분


한 독일 기자가 사진촬영을 엄격히 제한하는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 내부를 촬영한 뒤 인터넷에 공개해 화제다. 중난하이는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숙소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황궁인 쯔진청(紫禁城) 서쪽에 있으며 높고 붉은 담으로 둘러쳐져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의 중국 방중을 수행한 도이체벨레 방송국 여기자 아드리네 울도프는 18일 트위터 계정(twitter.com/dw_china)에 휴대전화 내장 카메라로 촬영한 대통령 방중의 시시콜콜한 장면을 찍어 독일어와 영어, 중국어 촌평과 함께 올렸다고 홍콩 밍(明)보 등이 19일 보도했다.

특히 쾰러 대통령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회담을 갖기 위해 중난하이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울도프 기자는 이 회담 취재기자로 대통령을 수행했다.

그는 양국 지도자들의 모습은 물론 안전검사실 모습과 원 총리의 운전기사,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까지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엔 "잔디가 잘 깎여있다" "담배 브랜드가 무엇일까" 등 촌평을 달았다. 이 가운데 새 소리가 들려 "진짜냐"고 근무자에게 묻자 "진짜이고 새똥을 조심하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내용도 있다. 접견 대기실의 붉은 색 소파 등 비품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면서 대기실 한편을 장식한 녹색 대나무는 진짜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라고도 전했다.

그의 중난하이에 대한 총평은 "제국시대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손님은 중난하이의 서북문으로 들어오고, 부장들은 서문으로 들어온다는 것. 울도프 기자는 '황제들'이 드나드는 문은 어디인지 모른다고 비꼬는 투로 평을 달았다. 옛날 황궁을 출입할 때 신분에 따라 이용하는 문이 달랐던 것과 연결지어 중난하이를 황궁으로, 중국 지도자들을 황제로 라고 빗댄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 사진들을 '궁중 비밀'이란 이름을 붙여 퍼 나르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이 주최한 만찬에 바닷가재탕, 갈비, 오리고기스튜 , 2002년 빈티지의 허베이(河北)산 와인 등이 나왔다고 전했다.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
아드리네 울도프= adrienne woltersdorf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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