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클랜드서 방빼” vs “어림없는 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아르헨티나, 英대사 소환
영유권협상 재개 촉구
양국 긴장 점점 고조

남대서양의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을 둘러싼 아르헨티나와 영국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24일 영국 대사를 불러 섬의 영유권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영국 정부와 협상을 바란다는 뜻을 재차 전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말비나스 섬 영유권 협상이 가능한 한 빨리 재개되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영국 외교부는 “포클랜드에 대한 영국의 주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주민들이 바라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대사 소환은 영국 외교부의 협상 거절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영국 정부가 포클랜드 영유권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권고한 1965년의 유엔 결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07년 12월 당선된 이후 포클랜드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공론화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올 2월 영국 석유회사 페트롤리엄이 포클랜드 인근에서 석유 시추를 시작하면서부터 양국의 외교적 대립은 점점 격화되고 있다. 페트롤리엄은 포클랜드 인근에서 사상 처음으로 석유 시추에 성공했으나 질과 양 모두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클랜드 섬은 아르헨티나 연안에서 250km, 영국에서 1만4000km 떨어진 섬이다. 이 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벌어졌던 72일간의 ‘포클랜드 전쟁’은 영국의 승리로 끝났다. 당시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각각 255명과 649명의 사망자를 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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