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민당 ‘후텐마 합의안’ 반대… 연정 삐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사민당수 “서명 거부하겠다”… 민주 “선거 눈앞인데” 골머리

정권교체 후 8개월 동안 후텐마(普天間) 문제로 골치를 앓아온 일본 민주당 정부가 미국과 합의를 목전에 두고 사민당 때문에 곤경에 빠졌다. 연립정권 파트너인 사민당이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선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민당을 홀대할 수도 없다. 사민당이 연립정권의 계륵이 된 셈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28일 공동성명을 통해 후텐마 미군비행장을 기존 미일 합의대로 오키나와(沖繩) 현 나고(名護) 시 헤노코(邊野古)로 이전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에겐 정권의 존립과 관련된 중대 사안이다. 하지만 소비자담당상인 사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당수는 25일 오키나와를 방문해 후텐마의 헤노코 이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미국과 공식 합의를 위한 사전 절차로 정부안을 확정할 때 ‘각료 서명’을 거부하겠다고 공언했다.

후쿠시마 당수가 각료 서명을 끝내 거부하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그를 각료에서 파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러면 연립정권은 곧바로 깨진다. 참의원 선거에서 사민당과 공조해야 하고 선거 후에도 안정적 정국 운영을 위해 사민당의 존재가 아쉬운 민주당으로선 연립을 깰 처지가 아니다.

사민당은 다음 달 3일 전국대표자회의에서 연립 이탈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지금으로선 연립정권에서 뛰쳐나갈 생각이 없는 듯하다. 중·참의원 합쳐 12명인 군소정당으로서 연립을 이탈하면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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